군대에서 배운 매뉴얼의 힘, 반복이 만든 안정감

군 생활에서 가장 먼저 적응해야 했던 건 ‘매뉴얼’이었습니다. 정해진 절차, 정해진 용어, 정해진 동작. 모든 것이 이미 누군가에 의해 만들어진 규칙 속에서 정확히 수행되어야 했습니다.

왜 이렇게까지 정해져 있어야 할까?

처음엔 의문이 들었습니다. ‘청소하는 순서까지 왜 정해져 있을까?’ ‘도구를 정리할 때 이 각도로 둬야 하는 이유는 뭘까?’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그 매뉴얼이 실수를 줄이고, 예측 가능한 상황을 만들어준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특히 포반에서 장비를 다룰 때, 작은 실수 하나가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모든 행동이 매뉴얼에 따라 움직여야 했습니다.

반복이 만든 무의식의 안정감

매일 같은 시간에 점호, 같은 방식의 정비, 같은 절차의 보고. 이런 반복이 처음엔 지루하게 느껴졌지만, 점점 머리가 아닌 몸이 먼저 반응하기 시작했습니다.
정신없는 상황에서도 손이 먼저 도구를 찾고, 작업을 마친 뒤에는 자동으로 점검 순서를 떠올리게 되었죠. 이런 반복된 루틴은 위기 상황에서도 당황하지 않게 해줬고, 무의식의 행동 속에 안정감을 심어주었습니다.

매뉴얼이 나를 책임지는 기준이 되다

포반 생활 중 사고 예방을 위한 점검 리스트를 꼼꼼히 따르던 날, 선임이 말했습니다. “나중에 너도 후임 가르치게 되면 이 기준이 너를 지켜줄 거야.”
그때 느꼈습니다. 매뉴얼은 나를 얽매는 규칙이 아니라, 내가 실수하지 않도록 도와주는 기준이라는 걸. 이 기준 덕분에 불필요한 오해나 갈등을 줄일 수 있었고, 나를 신뢰해주는 분위기도 만들어졌습니다.

전역 후, 매뉴얼은 내 루틴이 되었다

전역 후에도 저는 일상의 매뉴얼을 만드는 습관이 남아 있습니다. 업무를 시작하기 전, 오늘 처리할 일 세 가지를 적고 각 단계별 순서를 정해두는 일. 서류를 보낼 때 점검 항목을 만들어두는 일.
이런 사소한 루틴은 실수를 줄여줄 뿐만 아니라 내가 스스로 정한 기준으로 움직인다는 자신감을 만들어줍니다. 군대에서 몸에 밴 ‘절차를 지키는 습관’은 지금까지도 저를 지켜주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맺으며

반복과 매뉴얼은 때로는 답답하게 느껴지지만, 그 안에 담긴 기준과 예측 가능성은 조직 안에서 나를 책임 있게 만들어주는 강력한 도구였습니다.
앞으로 이 블로그를 통해 그런 기준이 일상에서 어떻게 작동하는지를 하나씩 더 풀어가고자 합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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